치과 치료 후 더 심해진 입 냄새, 14살 노령견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치과 치료를 받고 나서 오히려 입 냄새가 심해지고 아이가 예민해졌어요. 무엇이 잘못된 걸까요?
이 글은 장승준 동물치과병원의 2026년 2월 19일 블로그 글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여러 만성질환을 가진 14살 노령견 빼꼼이가 치과 치료 뒤 상태가 나빠진 원인을 찾고, 다시 안전하게 치료받은 과정을 알 수 있습니다.
치과 치료 뒤 오히려 나빠진 빼꼼이
빼꼼이는 신부전, 심장 질환, 인지장애, 목뼈의 퇴행성 관절염을 함께 앓고 있던 아이입니다. 두 달 전 다른 병원에서 어금니 부위 발치를 받은 뒤부터 공격성이 심해지고 걷기도 힘들어졌습니다.
얼굴 쪽 통증이 더 심해졌고, 입 냄새도 전보다 강해졌다고 합니다. 치료 후 오히려 상태가 나빠졌다면 그 원인을 정확히 찾아야 합니다.
정밀 검사로 확인한 세 가지 원인
1. 끝까지 제거되지 않은 치아
문제가 되던 어금니가 완전히 뽑히지 않고 남아 있었습니다. 보호자님은 치아가 남게 된 이유에 대해 따로 설명을 듣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2. 입안에 맞지 않는 봉합사
입안에는 PDS라는 봉합사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 실은 근육이나 깊은 조직을 꿰맬 때 쓰는 것으로, 구강 점막처럼 예민한 곳에는 맞지 않습니다. 뻣뻣한 실이 잇몸을 계속 자극하면서 심한 염증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3. 만성 궤양성 구내염(CUPS)
CUPS는 치아와 닿는 볼 안쪽 점막이 헐고 염증이 생기는 상태입니다. 빼꼼이는 신부전으로 요독증(콩팥 기능이 떨어져 노폐물이 몸에 쌓이는 상태)이 있었고, 이 때문에 입안의 면역력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요독증에 치태와 염증이 겹치면서 CUPS가 생긴 것입니다.
기저질환이 있는 노령견의 마취
빼꼼이는 신부전 2기, 심장 질환(MMVD) B1단계, 인지기능장애, 경추 퇴행성 관절염을 가진 상태였습니다. 일반적인 전신마취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지만, 그렇다고 치료를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치료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안전하게 마취하느냐입니다.
저희 병원은 먼저 혈액 검사와 흉부 방사선 검사로 마취 전 상태를 꼼꼼히 확인했습니다.
나이와 여러 질환을 고려해 꼭 필요한 만큼만, 가장 얕은 깊이로 마취를 유지했습니다. 모든 치아를 손대기보다 지금 문제가 되는 치아와 봉합사 제거에만 집중해 시술 시간을 줄였습니다. 빼꼼이가 견딜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핵심 문제만 해결하는 방향을 택한 것입니다.
치료 과정과 결과
남은 치아와 봉합사 제거
남아 있던 치아를 완전히 뽑고, 염증을 일으키던 PDS 봉합사를 제거했습니다. 이후 치과 CT로 치아 뿌리까지 모두 제거되었는지 다시 확인했습니다.
통증 관리와 공격성 완화
시술 중 통증을 줄이기 위해 마약성 진통제에 국소마취와 표면마취를 함께 썼습니다. 전신마취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 것입니다. 공격성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산소방 치료와 신경안정제도 함께 처방했습니다.
달라진 빼꼼이
빼꼼이는 공격성이 줄어 예전의 순한 모습을 되찾았고, 보호자님도 이제 잘 먹는다고 전해 주셨습니다. 입 냄새가 사라졌고, 얼굴을 만져도 아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관절염에는 면역 진통제를 함께 쓰면서 걸음도 나아졌습니다.
다만 신부전과 심장 질환은 계속 관리해야 합니다. 지금은 꾸준한 구강 소독과 칫솔질, 정기적인 신장·심장 검사를 함께 이어 가고 있습니다.
보호자님께 드리는 말씀
치과 치료 뒤 오히려 상태가 나빠졌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아 주세요. 빼꼼이처럼 여러 문제가 얽혀 있어도 원인을 하나씩 찾아가면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기저질환 때문에 치과 치료를 망설이고 계신다면 치과 진료 경험이 많은 병원에서 상담을 받아 보세요. 마취 전에 어떤 검사를 하는지, 마취는 어떻게 관리하는지, 발치 후 남은 뿌리가 없는지 어떻게 확인하는지 꼼꼼히 물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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