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건강

강아지 만성 궤양성 구내염(CUPS), 원인부터 치료와 관리까지

장승준 원장 2025-12-02
아이가 입을 만지기만 해도 아파하고, 입 안에서 피가 나며 빨갛게 부어 있어요.

이 글은 장승준 동물치과병원의 2025년 12월 2일 블로그 글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7살 보리의 사례를 통해 만성 치아주변 궤양성 구내염(CUPS)이 어떤 질환인지, 어떻게 치료하고 집에서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보리가 병원을 찾은 이유

7살 보리는 심한 입냄새와 통증으로 저희 병원에 왔습니다. 입술까지 염증이 번져 있었고, 아파서 칫솔질도 거부하는 상태였습니다.

내원 당시 보리의 모습
내원 당시 보리의 모습

보리의 진단명은 만성 치아주변 궤양성 구내염, 줄여서 CUPS입니다. 강아지에게 구내염을 일으키는 흔한 질환 가운데 하나입니다.

CUPS는 어떤 질환인가요

치아와 닿는 곳마다 생기는 '키싱 병변'

CUPS는 치아와 점막이 맞닿는 부위마다 같은 병변이 생겨 '키싱(kissing) 병변'이라고도 부릅니다. 처음에는 치아 주위에서 시작되지만, 점차 치아에 닿는 볼, 입술, 혀의 점막으로 염증이 퍼집니다.

염증이 심해지면 궤양으로 진행합니다. 궤양은 점막이나 피부의 표면이 벗겨진 상태로, 치아와 닿는 부위가 화상을 입은 것처럼 되어 통증이 매우 큽니다.

원인은 치태와 면역의 과민 반응

치태(플라그)는 입 안 세균과 음식물이 엉겨 치아에 붙은 것으로, 세균과 세균이 만든 독소가 뭉친 덩어리입니다. 이 치태가 딱딱하게 굳으면 치석이 됩니다.

CUPS는 치태 속 세균이나 그 독소에 면역계가 지나치게 반응하는 아이에게 생깁니다. 사람에게 꽃가루나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듯, 강아지 중에도 세균에 과하게 반응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아이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치태에도 심한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CUPS는 치과 문제와 면역 문제가 함께 얽힌 질환입니다.

같은 양의 치태에도 CUPS 환자는 정상 반려견보다 염증 반응이 훨씬 크게 나타납니다.
같은 양의 치태에도 CUPS 환자는 정상 반려견보다 염증 반응이 훨씬 크게 나타납니다.

CUPS는 이렇게 치료합니다

1단계: 치태와 치석 제거

과민 반응의 원인인 치태와 치석을 없애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잇몸 위 보이는 부분만 닦아내는 일반 스케일링으로는 충분히 제거할 수 없습니다.

저희 병원은 전문 구강세정이 포함된 COHAT(종합적인 구강 검사와 치료 과정)를 진행합니다. 전문 구강세정은 치아 뿌리 깊은 곳과 잇몸 속까지 접근해 치석과 치태를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방사선 촬영으로 치아 뿌리나 치아 속처럼 보이지 않는 부분도 확인하고 함께 치료합니다.

2단계: 면역 반응과 통증 조절

면역억제제로 과도한 면역 반응을 조절하고, 소염진통제로 통증을 줄입니다. 항생제로 추가 감염도 예방합니다.

3단계: 발치

앞의 두 단계로 조절되지 않거나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발치 또는 전발치(모든 치아를 뽑는 것)를 진행합니다. 치태가 붙을 자리 자체를 없애는 방법이라 치료 성공률이 가장 높습니다.

치아를 뽑으면 밥을 어떻게 먹을지 걱정하시는 보호자분이 많습니다. 동물은 치아가 없어도 식사하는 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보리의 진료 과정

검사와 진단

보리의 입 안에는 치석과 치태가 많이 쌓여 있었고, 치아 주변과 구강 점막 전체에 궤양성 염증이 심했습니다. 이 소견으로 CUPS를 진단했으며, 치주염(치아를 받치는 잇몸과 조직의 염증)도 심한 상태였습니다.

치석이 많이 쌓이고 치아 주변 점막이 붉게 부어 있는 보리의 입 안
치석이 많이 쌓이고 치아 주변 점막이 붉게 부어 있는 보리의 입 안
위쪽 치아에 치석이 두껍게 붙어 있는 모습
위쪽 치아에 치석이 두껍게 붙어 있는 모습

먼저 검사 키트로 출혈과 치주염을 일으키는 세균이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양쪽 모두 두 줄이 나타나 출혈과 치주염균이 모두 확인되었습니다.

치주 검사 키트 결과, 양쪽 모두 두 줄이 나타났습니다.
치주 검사 키트 결과, 양쪽 모두 두 줄이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치과 전용 CT를 촬영했습니다. 치아 구조를 3D로 분석해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정확히 진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장비입니다.

치과 전용 CT로 촬영한 보리의 3D 영상
치과 전용 CT로 촬영한 보리의 3D 영상

치료

보리는 문제가 되는 치아를 발치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모든 치아를 뽑지 않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략 치아'는 남겨 두었습니다.

발치할 치아와 남길 치아, 치료 계획을 표시한 보리의 치과 차트
발치할 치아와 남길 치아, 치료 계획을 표시한 보리의 치과 차트
보리에게서 발치한 치아들
보리에게서 발치한 치아들

남긴 치아는 전문 구강세정으로 보이는 부분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뿌리까지 스케일링했습니다.

치료를 마친 보리의 입 안. 남겨 둔 송곳니와 봉합한 잇몸이 보입니다.
치료를 마친 보리의 입 안. 남겨 둔 송곳니와 봉합한 잇몸이 보입니다.

치료 후 집에서의 관리

병원 치료는 끝이 아니라 관리의 시작입니다.

재발을 막으려면 보호자분의 꾸준한 관리가 꼭 필요합니다. 관리 방법은 앞에서 설명한 원인과 치료 원리를 떠올리시면 어렵지 않습니다.

꾸준한 양치질

집에서 치태와 치석을 줄이는 방법은 양치질입니다. 장승준 원장은 가능하다면 하루 2회 이상 양치질을 권합니다. 꾸준한 양치질은 CUPS뿐 아니라 여러 구강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정해진 시간에 약 먹이기

CUPS에는 면역 문제도 함께 있습니다. 면역을 조절하고 통증을 줄이는 약을 정해진 시간에 잘 먹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기 검진과 전문 구강세정

집에서 열심히 양치해도 칫솔이 닿지 않는 곳이나 잇몸 속 깊은 곳에는 치태와 치석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이 양치를 해도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받듯, 강아지도 정기적으로 내원해 전문 구강세정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아이도 CUPS일까요

CUPS가 있는 아이는 점막이 약해져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입을 만지면 거부하거나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식사를 잘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잇몸과 점막이 붉고 양치할 때 피가 쉽게 나며, 피 섞인 침 때문에 입냄새가 심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이 보인다면 미루지 말고 입 안 상태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치료 후에는 꾸준한 양치질, 정해진 시간의 약 복용, 정기적인 검진을 함께 이어 가 주시는 것이 재발을 막는 길입니다.

보호자님들이 남겨 주신 후기

저희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아이들의 보호자분들이 남겨 주신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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