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건강

고양이 침흘림·식사 거부, 만성 치은구내염일 수 있습니다

장승준 원장 2026-08-17
두 살밖에 안 된 아이인데, 이렇게 어린 고양이도 구내염에 걸릴 수 있나요?

이 글은 장승준 동물치과병원의 2026년 8월 17일 블로그 글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고양이 만성 치은구내염이 치주염과 어떻게 다른지, 길고양이 출신 아이들이 왜 더 취약한지, 그리고 실제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치과 치료를 위해 내원한 두 살 고양이 달래
치과 치료를 위해 내원한 두 살 고양이 달래

길고양이 출신인 두 살 달래는 밥을 잘 먹지 못하는 상태로 저희 병원에 왔습니다. 입안을 살펴보니 흔한 치주염과 달리 입안 전체에 궤양을 동반한 염증이 퍼져 있었습니다. 구내염은 이렇게 어린 고양이에게도 생길 수 있으며, 특히 길고양이 출신 아이들에게서 자주 보입니다.

만성 치은구내염과 치주염은 무엇이 다를까요

두 질환은 모두 잇몸을 붉게 붓게 만들어 보호자분들이 헷갈리기 쉽습니다. 치주염은 양치가 잘 안 되어 쌓인 치석과 세균 때문에 생기는 잇몸 질환입니다. 반면 구내염은 치아 표면의 치태(세균 막)에 아이의 면역 체계가 지나치게 강하게 반응해 생기는 일종의 과민 면역 반응입니다.

그래서 치주염이 생길 만큼 치석이 많지 않아도 구내염은 생길 수 있고, 달래처럼 어린 아이도 걸릴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구내염의 염증이 치아가 없는 목구멍 안쪽 점막까지 번진다는 점입니다.

통증이 매우 심해 밥을 거부하거나 밥그릇 앞에서 도망가기도 하고, 이 때문에 체중이 빠르게 줄 수 있습니다. 그루밍을 하지 못해 털이 지저분해지거나 침을 계속 흘리는 모습도 나타납니다.

잇몸이 붉게 부어오른 부위를 점선으로 표시한 모습
잇몸이 붉게 부어오른 부위를 점선으로 표시한 모습
달래의 입안 상태, 잇몸과 안쪽 점막의 염증 부위를 점선으로 표시했습니다
달래의 입안 상태, 잇몸과 안쪽 점막의 염증 부위를 점선으로 표시했습니다

달래는 이미 중증 치주염이 진행된 데다 치아 주변뿐 아니라 볼 안쪽과 목 안쪽 점막에도 붉은 염증이 확인되었습니다.

치아 주변을 넘어 볼 안쪽과 목 안쪽까지 염증이 보인다면 만성 치은구내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길고양이 출신 아이들이 더 취약한 이유

구내염은 면역과 관련된 질환이라 다른 질병이나 면역을 떨어뜨리는 질환이 있을 때 더 쉽게 생깁니다. 특히 칼리시 바이러스와 관련이 깊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고양이의 80% 이상에서 구내염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달래도 검사 키트에서 칼리시 바이러스 양성이 확인되었습니다.

달래가 받은 바이러스 항원 검사 키트
달래가 받은 바이러스 항원 검사 키트

길고양이는 여러 고양이와 접촉하기 때문에 칼리시 바이러스나 면역 억제 질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면역 억제 질환이 있으면 칼리시 바이러스에도 더 쉽게 감염됩니다. 여기에 양치나 스케일링 같은 구강 관리를 받지 못하니 만성 구내염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달래는 이렇게 치료했습니다

약물만으로는 왜 어려울까요

고양이 구내염은 스케일링이나 약물만으로는 완치되지 않습니다. 염증을 일으키는 방아쇠가 치태이기 때문에, 치아를 남겨 두면 면역이 계속 자극을 받습니다. 그래서 치태가 붙을 자리 자체를 없애는 전발치(치아를 모두 또는 대부분 뽑는 치료)가 표준 치료입니다.

스테로이드는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면역을 강하게 눌러 잠시 나아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증상을 더 심하게 만드는 임시방편에 그칩니다.

치과 CT로 뿌리까지 확인했습니다

부러진 송곳니로 인해 생긴 치근단 농양 부위를 화살표로 표시한 모습
부러진 송곳니로 인해 생긴 치근단 농양 부위를 화살표로 표시한 모습

발치 전에 치과 CT로 눈에 보이지 않는 치아 뿌리까지 꼼꼼히 확인했습니다. 오른쪽 위 송곳니가 부러져 뿌리 끝에 고름집(치근단 농양)이 생기고 주변 잇몸뼈가 녹아 있어, 이 치아도 함께 발치하기로 했습니다.

치과 CT 3D 영상으로 확인한 송곳니 주변 뼈 상태
치과 CT 3D 영상으로 확인한 송곳니 주변 뼈 상태

발치와 마무리 처치

염증이 심한 치아들을 발치했고, 상태가 괜찮은 송곳니는 보존했습니다. 궤양이 깊었던 볼 점막과 목 안쪽은 소독하고 세척한 뒤 연고를 발라 2차 감염을 막았습니다. 봉합은 녹는 실로 마무리해 자극을 줄였습니다.

발치 후 봉합을 마친 입안 모습
발치 후 봉합을 마친 입안 모습
달래에게서 발치한 치아들
달래에게서 발치한 치아들

남긴 치아는 잇몸 속까지 스케일링으로 정리한 뒤 불소와 항생제 코팅으로 표면을 보호했습니다. 회복을 돕기 위해 면역 치료제인 인터페론 주사도 놓았습니다. 이후 달래는 궤양성 염증이 사라지고 컨디션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보호자님께 드리는 당부

고양이 만성 치은구내염은 면역 질환이라 어린 아이도 걸릴 수 있고, 길고양이 출신 아이들은 더 취약합니다. 통증이 커서 잘 먹지 못하고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침을 흘리거나 입냄새가 심해지고 밥을 거부한다면 단순한 입병으로 넘기지 말고 입안 전체를 진찰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전발치 후 통증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더 잘 먹고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말씀하시는 보호자분들이 많습니다.

보호자님들이 남겨 주신 후기

저희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아이들의 보호자분들이 남겨 주신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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