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양치했는데도 고양이 잇몸 염증이 심해진 이유
매일 양치를 해 주는데도 입냄새가 나고 잇몸에서 피가 나요. 무엇이 잘못된 걸까요?
이 글은 장승준 동물치과병원의 2026년 7월 23일 블로그 글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꾸준히 양치를 했는데도 잇몸 염증이 나빠진 고양이 여름이의 사례를 통해, 구내염과 다른 원인을 어떻게 구분하고 치료했는지 알려 드립니다.
꾸준히 양치했는데도 나빠진 잇몸
여름이는 6살 코리안숏헤어 고양이입니다. 2년 전 스케일링과 어금니 발치를 받은 뒤로 보호자님께서 꾸준히 칫솔질을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입냄새와 잇몸 출혈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양치를 잘하면 잇몸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알고 계신 보호자님이 많지만, 양치를 잘해도 치은염(잇몸 염증)이나 치주염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붉은 잇몸, 구내염일까요?
입안을 살펴보니 잇몸 전체가 붉게 부어 있었고 곳곳에 헐어 있는 궤양이 있었습니다. 살짝 스치기만 해도 피가 나는, 궤양을 동반한 3기 치은염이었습니다.
이런 잇몸을 보면 먼저 만성·난치성 구내염(FCGS)을 의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구내염의 핵심 소견은 치아가 없는 목구멍 안쪽까지 염증이 번지는 것입니다.
정밀 구강 검사에서 여름이의 목구멍과 인후두 부위에는 염증이 전혀 없었습니다. 여름이는 구내염이 아니었습니다.
양치로 막을 수 없었던 이유
치주 검사 키트에서는 치주염을 일으키는 세균이 뚜렷하게 양성으로 나왔습니다. 매일 양치를 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온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여름이는 치태(치아 표면에 붙는 세균 막)에 잇몸 면역이 지나치게 반응하는 치태과민반응 상태였습니다. 양치는 치태를 줄여 주지만 완전히 없애지는 못합니다. 보통의 잇몸이라면 남은 치태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여름이의 잇몸은 적은 양에도 염증과 출혈을 일으켰습니다.
양치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잇몸의 면역 반응 문제였습니다.
치과 CT로 정한 치료 방향
치아는 눈에 보이는 부분이 30% 정도이고, 나머지 70%는 잇몸 아래에 있습니다. 그래서 턱뼈와 치아 뿌리를 정확히 보기 위해 치과 CT를 촬영했습니다.
오랜 염증으로 치아를 받치는 치조골(잇몸뼈)이 이미 녹아 되돌릴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염증이 잇몸 표면을 넘어 뼈까지 손상시킨 것입니다.
과민 반응의 원인인 치태가 붙을 자리, 즉 치아 자체를 없애는 것이 확실한 해결책이었습니다. 저희 병원은 상태가 양호한 송곳니 4개와 위쪽 앞니 4개를 남기고, 염증과 뼈 손실이 진행된 치아를 뽑는 반전발치(부분 전발치)를 결정했습니다.
심장이 걱정되었던 아이의 마취
보호자님께는 걱정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2년 전 다른 병원에서 심장 이상이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들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검진에서는 심장 수치 검사를 추가했고, 결과는 정상 범위였습니다. 흉부 방사선에서도 심장 크기는 정상이었고, 혈액검사 항목도 모두 정상으로 확인되어 마취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봉합 직후 잇몸은 출혈 없이 깨끗했고, 혈액순환이 잘 되는 분홍빛을 띠었습니다. 마취에서 깨어나는 과정도 곁에서 지켜보며 안전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치아 뿌리가 남으면 염증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발치 후에도 CT로 구강 상태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보호자님께 드리는 말씀
붉게 부은 잇몸이 모두 구내염은 아닙니다. 여름이처럼 매일 양치를 해도 염증이 나빠질 수 있으며, 이는 관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잇몸이 남은 치태에 과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꾸준히 양치를 하는데도 입냄새나 잇몸 출혈이 계속된다면 스스로를 탓하기보다 정밀 검사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원인을 알아야 아이에게 맞는 치료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보호자님들이 남겨 주신 후기
저희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아이들의 보호자분들이 남겨 주신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