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노령견의 만성 구내염, 전발치로 치료한 과정
아이가 벌써 14살인데, 이 나이에 마취해도 괜찮을까요? 걱정이 돼서 치료를 계속 미뤄 왔어요.
이 글은 장승준 동물치과병원의 2026년 6월 20일 블로그 글을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14살 하루의 사례를 통해 노령견에게 생기는 만성 구내염(CUPS)이 어떤 병인지, 그리고 마취 전 어떤 검사를 거쳐 전발치를 진행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14살 하루가 병원을 찾기까지
하루는 입 냄새가 점점 심해지고, 밥 앞에서 머뭇거리며, 입 주변을 만지면 싫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앞니와 송곳니가 흔들리는 것을 보신 보호자님이 하루와 함께 저희 병원에 내원하셨습니다.
충치가 아닌 만성 구내염, CUPS
양치를 못 해 줘서 충치가 생긴 것이 아닐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하루를 아프게 한 원인은 충치가 아니라 CUPS, 즉 만성 궤양성 치아 주변 구내염이었습니다.
CUPS는 치아 표면에 붙은 세균막에 입안 점막이 지나치게 반응하면서 잇몸과 점막이 헐고 아파지는 병입니다. 입안이 늘 헐어 있으니 먹을 때마다 통증이 생기고, 입 주변을 만지는 것도 싫어하게 됩니다. 하루의 심한 입 냄새와 식사 때의 머뭇거림도 여기서 시작된 신호였습니다.
CUPS는 치아가 남아 있는 한 세균막이 계속 다시 생기기 때문에, 약만으로는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하루에게는 모든 치아를 뽑는 전발치를 결정했습니다.
14살에도 마취를 할 수 있을까요
나이가 많을수록 마취를 더 조심해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아픈 아이가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 또한 안타까운 일입니다.
마취의 안전성은 나이가 아니라, 아이의 현재 건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저희 병원은 아이의 나이와 상태에 맞춰 수술 전 검사 항목을 정하고, 장승준 원장이 아이마다 따로 마취 계획을 세워 수술을 진행합니다. 좋은 장비와 약물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를 다루는 수의사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루는 기본 혈액검사와 방사선 검사를 진행했고, 나이를 고려해 심장, 신장, 염증 수치를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CT로 확인한 뒤 진행한 전발치
수술에 앞서 치과용 CT(CBCT)로 하루의 입안을 자세히 살폈습니다. 심한 치주염으로 치아 뿌리 끝에 고름이 차는 치근단 농양이 확인되었고, 이로 인해 잇몸뼈도 많이 녹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발치와 함께, 잇몸 속 고름을 깨끗이 씻어 내는 치은소파술까지 계획했습니다. 발치를 마친 뒤에는 남은 뿌리가 없는지 다시 확인하고, 회복 과정을 지켜본 후 하루를 보호자님께 돌려보내 드렸습니다.
뽑아낸 치아의 뿌리 가운데 까맣게 변한 부분은 그동안 치주염으로 하루를 괴롭히던 흔적입니다.
나이 때문에 치료를 망설이고 계신다면
하루는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이제 통증에서 벗어났습니다. 오랫동안 괴롭히던 원인이 사라진 만큼, 앞으로는 편안하게 밥을 먹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이 때문에 치료가 망설여지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입 냄새가 심해지거나 밥 앞에서 머뭇거리는 모습이 보인다면, 먼저 마취 전에 아이의 나이와 상태에 맞춘 검사를 꼼꼼히 진행하는지 확인해 보세요. 서두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검사로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부터 천천히 시작하셔도 괜찮습니다.
보호자님들이 남겨 주신 후기
저희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아이들의 보호자분들이 남겨 주신 후기입니다.